[희귀견 종류] 카탈부룬(Catalburun) | 코가 갈라진 개 200마리와 2025년 인간 구순구개열 논문
작성자: 다온 | 최종 수정일: 2026년 8월 15일 | 본 글은 공개된 수의학·유전학 문헌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 본문에 실린 사진은 모두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한 일반 포인터형 사냥개 이미지이며, 실제 카탈부룬이 아닙니다. 카탈부룬 특유의 갈라진 코는 사진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생후 두 달 된 강아지가 밭 가장자리에서 갑자기 멈춰 섭니다. 앞발 하나를 든 채로, 꼬리는 일직선으로, 코끝은 수풀 한 지점을 향한 채. 누구도 가르친 적 없는 자세입니다. 몇 초 뒤, 자고새 한 마리가 풀숲에서 튀어 오릅니다.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의 도시 타르수스(Tarsus)에서 수백 년째 반복되어 온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 강아지의 코는 정중선을 따라 깊게 갈라져 있습니다. 마치 칼로 그은 것처럼요.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갈라진 코를 두고 "그래서 냄새를 두 배로 잘 맡는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5년 봄, 국제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의 결론은 조금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이 개의 코를 갈라놓은 유전자가, 사람의 아기가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실마리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 리얼 토크: 신기한 외모 뒤에 있는 세 가지 사실
- 코가 두 개인 게 아닙니다: 좌우 콧구멍 사이의 콧등 정중선이 봉합되지 않고 갈라진 결손(bifid nose)입니다. 온전한 코 두 개가 아니라, 하나가 덜 닫힌 상태에 가깝습니다.
- '분양'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습니다: 전 세계 추정 개체 수는 약 200마리, 어떤 켄넬클럽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카탈부룬을 판매한다는 광고가 있다면 다른 견종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2025년, 의학 논문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갈라진 코의 원인 유전자가 특정됐고, 같은 유전자가 사람의 입술·입천장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함께 보고됐습니다.
1. 코가 갈라진 개는 전 세계에 딱 세 종류뿐입니다
터키의 타르수스 카탈부룬, 스페인의 파촌 나바로(Pachón Navarro), 볼리비아의 안디안 타이거 하운드. 이 셋이 전부입니다. 대륙도 다르고 사냥하는 동물도 다른데, 코가 갈라졌다는 하나의 형질을 공유합니다.
가장 유력한 설명은 8세기 가설입니다. 터키 남부와 이베리아반도가 우마이야 왕조와 아바스 왕조라는 같은 통치권 아래 놓였던 시기에, 사냥개가 제국의 교역로를 따라 함께 이동했다는 것이죠. 카탈부룬과 파촌 나바로는 갈라진 코뿐 아니라 체형과 사냥 방식까지 닮아 있어, 공통 조상을 가정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원조인지는 지금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터키가 스페인에 건네준 것인지, 스페인에서 터키로 간 것인지를 두고 연구자들의 견해가 갈립니다. 천 년 전의 항로 위 어딘가에서 답이 사라진 셈입니다.
2. 한 도시에 갇힌 200마리
카탈부룬이라는 이름은 터키어로 '포크처럼 갈라진(çatal) 코(burun)'라는 뜻입니다. 이름 그대로이고, 그 이상의 수식이 붙지 않습니다.
이 개들은 메르신주 타르수스와 그 인근이라는 매우 좁은 지역에서만 수백 년간 길러졌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 자고새와 프랑콜린을 잡는 최고의 포인터였습니다. 갈라진 코를 가진 개가 냄새를 더 잘 맡는다고 믿었던 사냥꾼들은 그 형질을 가진 개체끼리 반복해서 교배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개체군은 극단적으로 좁은 유전자 풀에 갇혔습니다. 2012년 조사 기준 추정 개체 수는 약 200마리. 어떤 국제 견종 단체에도 등록되지 않은 상태이고, 사실상 타르수스 지역 사냥꾼들의 손에서만 대가 이어져 왔습니다.
기록된 신체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기록값 |
|---|---|
| 체고 | 약 48~50cm |
| 체중 | 약 20~25kg |
| 모색 | 갈색이 가장 흔하고 갈색·흰색, 리버·흰색, 검정·흰색, 검정 순 |
| 추정 개체 수 | 약 200마리 (2012년 조사 기준) |

3. 두 개의 후각을 동시에 쓰는 개
카탈부룬이 200마리밖에 남지 않고도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일을 너무 잘하기 때문입니다.
- 지면과 공기를 동시에: 대부분의 사냥개는 땅에 남은 냄새를 따라가거나(ground scenting)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를 잡거나(air scenting) 둘 중 하나에 특화됩니다. 그런데 카탈부룬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대다수 개체가 두 방식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 가르치기 전에 이미 압니다: 생후 2개월짜리 강아지가 포인팅 자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격적인 사냥 훈련은 보통 생후 6~7개월에 시작합니다.
- 짖어서 몰지 않습니다: 사냥감을 발견하면 큰 소리로 짖어 알리는 하운드 계열과 달리, 카탈부룬은 포인터입니다. 멈춰 서서 몸 전체로 방향을 가리키는 방식이라 현장이 조용합니다.
- 두 얼굴의 기질: 문헌들이 공통적으로 기록하는 표현은 "집에서는 조용하고 침착하지만 현장에 나가면 에너지가 폭발한다"입니다. 지능이 높고 지시를 잘 따르는 편으로 평가됩니다.
- 새로운 직업: 최근에는 이 후각 능력을 살려 마약·폭발물 탐지견과 수색구조견으로 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다만 "갈라진 코 때문에 후각이 더 뛰어나다"는 통념에는 과학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후각 수용체가 있는 비강 내부 구조가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후각은 코의 갈라짐 자체보다, 수백 년간 사냥 능력만 보고 선발해 온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2025년, 이 개의 코가 인간 의학의 단서가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이야기의 반전입니다.
2025년 5월, 스웨덴 KTH 왕립공과대학,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 터키 앙카라대학교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학술지 Genome Research에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카탈부룬의 갈라진 코를 만드는 원인을 PDGFRA 유전자의 변이로 특정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유전자가 하는 일입니다. PDGFRA는 배아 발생 과정에서 입과 코의 좌우 절반을 가운데로 모아 붙이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입니다. 이 봉합이 덜 이루어지면 코가 갈라지고, 더 심하면 입천장까지 갈라집니다.
사람에게도 같은 유전자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사람의 구순구개열(orofacial cleft) 원인 중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실제로 다른 견종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난 갈라진 코 사례에서도 같은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근친교배가 만든 역설
연구 참여자인 KTH의 페테르 사볼라이넨(Peter Savolainen)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은 유전적 변이가 너무 많아서 특정 질환의 원인이 되는 변이를 정확히 찾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극도로 근친교배된 개 품종은 그래서 훌륭한 연구 도구가 됩니다." 타르수스라는 좁은 마을에서 수백 년간 이어진 폐쇄 번식이, 뜻하지 않게 사람의 병을 들여다보는 창을 만들어 준 셈입니다.
같은 연구에서는 개의 체구를 결정하는 LCORL 유전자의 변이 두 가지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대형견과 소형견을 각각 만드는 변이였습니다.

5. 대가: 사냥꾼들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것
스페인의 파촌 나바로 브리더들 사이에는 오래된 경험칙이 하나 있습니다. 갈라진 코를 가진 개끼리 교배시키면, 입천장이 완전히 갈라진 새끼가 태어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난 강아지는 젖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우유가 코로 역류하고,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수백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이 경험칙이, 2025년 PDGFRA 연구로 유전학적 설명을 얻은 셈입니다. 코가 갈라지는 것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것은 같은 봉합 과정의 정도 차이였습니다.
카탈부룬에게서 보고된 건강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 좁은 유전자 풀을 가진 개체군에서 흔히 문제가 되는 질환입니다. 하체 근력 저하와 파행(절뚝거림)으로 나타납니다.
- 알레르기: 피부와 소화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됩니다.
-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무기력, 체중 증가, 탈모 등이 대표 증상입니다.
※ 인터넷에는 "카탈부룬은 갈라진 코 때문에 평생 만성 축농증에 시달린다"는 서술이 돌아다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수의학 문헌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개체 수가 워낙 적어 체계적인 역학 조사 자체가 거의 없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6. 반려견으로 키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내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공인 품종이 아닙니다. FCI를 비롯한 어떤 켄넬클럽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혈통서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터키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개체 수가 약 200마리인 데다 대부분 현역 사냥개로 관리되고 있어, 국제적인 거래 자체가 극히 드뭅니다.
- 사냥개로 설계된 몸입니다. 집에서는 조용하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그것은 매일 들판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개의 조용함입니다. 후각을 쓰는 활동이 없으면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가 나옵니다.
독특한 외모에 마음이 끌리셨다면, 시선을 조금만 돌려 보시길 권합니다. 국내 보호소에는 사냥이나 사역 목적으로 길러지다 버려진 대형 믹스견들이 늘 대기하고 있습니다. 코를 쓰는 일에 기뻐하고, 하루 종일 냄새를 따라 걷는 산책 한 번에 온몸으로 행복해하는 아이들입니다. 카탈부룬에게서 보고 싶었던 그 눈빛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카탈부룬은 코가 정말 두 개인가요?
아닙니다. 좌우 콧구멍 사이의 콧등이 봉합되지 않고 갈라진 상태로, 의학적으로는 열비(bifid nose)라는 결손에 해당합니다. 코가 두 개처럼 보이는 착시입니다.
Q2. 갈라진 코 덕분에 후각이 두 배로 좋은가요?
그렇게 믿어져 왔지만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후각 수용체가 분포한 비강 내부 구조가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후각은 수백 년간 사냥 능력만 보고 선발해 온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3. 몇 마리나 남아 있나요?
2012년 조사 기준 약 200마리로 추정됩니다. 터키 남부 타르수스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어떤 켄넬클럽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Q4. 코가 갈라진 개는 카탈부룬뿐인가요?
아닙니다. 스페인의 파촌 나바로, 볼리비아의 안디안 타이거 하운드까지 전 세계에 세 종류가 있습니다. 8세기 우마이야·아바스 왕조 시기에 공통 조상이 퍼졌다는 가설이 유력하지만,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Q5. 사람의 구순구개열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2025년 Genome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서 갈라진 코의 원인이 PDGFRA 유전자 변이로 특정됐습니다. 이 유전자는 배아 발생기에 입과 코의 좌우를 봉합하는 역할을 하며, 연구팀은 사람의 구순구개열 원인 중 일부를 설명할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Q6. 국내에서 분양받을 수 있나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개체 수가 극히 적고 대부분 현역 사냥개로 관리되어 국제 거래가 거의 없습니다. "카탈부룬 분양"을 광고하는 곳이 있다면 다른 견종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참고 문헌 및 출처]
- International research team (2025). Analysis of canine gene constraint identifies new variants for orofacial clefts and stature, Genome Research — PDGFRA 변이와 갈라진 코, LCORL과 체구 링크
-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2025. 5. 7.). Rare hunting dogs' unique noses may offer clue to cause of cleft lip and palate in humans — 연구 보도자료 및 사볼라이넨 인터뷰 링크
- Oğrak, Y. Z., Urošević, M., Drobnjak, D. (2012). Tarsus Çatalburun Breed of Turkish Hunting Dog (Turkish Pointer) — 개체 수 추정 및 사냥 방식
- Oğrak, Y., Yoldas, A., Urosevic, M., Drobnjak, D. (2013). Some morphological traits of Tarsus Çatalburun breed of Turkish hunting dog, Eurasian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s, 30:25
- Yilmaz, O., Ertuğrul, M., Wilson, R. T. (2012). The domestic livestock resources of Turkey: breed descriptions and status of guard and hunting dogs, EAAP Annual Meeting
- Pointing Dog Blog. The Turkish Pointer's Spanish Connection — 파촌 나바로 브리더의 구개열 경험칙 및 8세기 공통 조상 가설 링크
- BBC News (2007. 8. 10.). Double-nosed dog not to be sniffed at — 볼리비아 안디안 타이거 하운드 보도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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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진 코 시리즈] 다음 편에서는 스페인 내전 이후 절멸 직전까지 갔다가 애호가들의 손으로 되살아난 파촌 나바로, 그리고 1913년 탐험가 퍼시 포셋의 목격담이 90년 넘게 허풍 취급을 받다 사진으로 실재가 확인된 안디안 타이거 하운드 이야기를 다룹니다.
본 글은 교육 및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작성자는 수의사·유전학자가 아닙니다. 반려동물의 건강 문제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의료 정보 안내와 편집 정책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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